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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학술원은 지난 7월 18일 2025년 우수학술도서 선정 목록을 발표했다. 인문학 110종 가운데 문숙희 저, <조선 궁중음악의 실체와 복원: 세종장헌대왕실록악보>(2025년 1월 출간)도 선정됐다.










▲ ≪조선 궁중음악의 실체와 복원≫ 책 표지 


ⓒ 민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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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연구자로서 이 책이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세종대왕이 직접 창안한 <정간보>를 제대로 조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5일, 세종 나신 날에 필자를 만나 이 문제를 토론한 바 있고 여러 통의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전통음악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유튜브에 문조일알미늄 주식
숙희 박사의 '세종대왕 음악 교실' 8개가 올라와 있어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됐다.

조선의 궁중에는 성리학적 이념에 따라 다양한 음악이 존재했다. 왕실과 신하들이 참여하는 각종 행사에서 궁중음악을 연주하여 왕실의 권위를 확립하고 군신 간 화합을 도모했다. 그러나 수백 년의 세월이 흘러 조선 전기 및 중기의 궁중음악은 전승현금게임
이 단절되었다. 현재 연주되는 전통 궁중음악은 조선 말기 또는 일제강점기의 것으로, 조선 전기·중기의 것과는 다르다.
문숙희 박사는 단절된 조선 전기·중기 궁중음악 문화를 연구를 통해 발굴했다. 이 시대의 궁중음악은 <세종실록악보>·<세조실록악보>·<시용향악보>(연산군)·<대악후보>(영조) 등의 궁중 악보집에 정간보로 기보 되어 전해진다.주식으로 미래를 여는 사람들

정간보는 세종대왕이 창안한 리듬 악보로 서양 오선보에 견줄 만큼 정밀하나, 60여 년간의 학계 연구에도 불구하고 실제 연주로 복원되지 못했다.
정간보(井間譜)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국 고유의 악보로, 우물 정(井) 모양의 네모 칸에 음악의 길이를 기록한 유량악보다. 서양의 오선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정량 기보법골드몽
중 하나로 평가된다. 각 칸이 음의 길이를 나타내어 음표처럼 기능하며, 음의 높이는 칸 안에 율명이나 오음약보 등의 음표기로 표시하고, 음의 길이는 칸(정간)의 개수로 나타낸다.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본 용어 설명을 저자의 책에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정간보 구조에 사용되는 용어로는 '정간, 대강, 행, 정간보'가 있다. 정간보는 바둑판처럼 생긴 작은 네모칸으로 이루어졌다. 이 작은 네모 칸을 '정간'이라고 하고, 정간으로 그려진 악보를 '정간보'라고 한다. 정간보는 세로로 읽는데, 세로줄 한 줄을 '행(行)'이라고 한다. 정간보의 행은 3정간, 2정간, 3정간씩 진한 선으로 묶어져 있는데, 이것을 각각 '대강'이라고 한다. 정간보는 이 3정간ㆍ2정간ㆍ3정간의 세 대강이 계속 반복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서론 18쪽)


정간보에서 음의 길이는 정간 수로 표시되지만, 단순히 "정간 하나가 한 박"으로 해석하면 실제 음악과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정간보의 구조와 실제 음악 리듬 구조 사이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혜구 박사가 1957년 제시한 "정간 하나가 한 박" 이론을 적용하면, 어떤 노래에서는 한 음이 5박, 8박, 심지어 16박까지 지속되어 실제로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다.


문숙희 박사는 20여 년간 정간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새로운 해독법을 개발했다. 기존 연구자들은 "정간 하나가 곧 한 박"이라는 해독법에 따라 리듬을 해석했으나, 이는 한 음을 5박, 8박 심지어 16박으로 늘이는 결과를 낳아 실제 노래로 부를 수 없었다.










▲ 정간보 용어 @문숙희(2025) 서론 18쪽. 


ⓒ 문숙희




저자는 20여 년 연구 끝에 리듬 "기보 패턴"을 발견했다. 각 정간을 같은 길이의 박으로 보지 않고, 가사·선율·장구 장단·박 등의 기록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리듬 유형별 고유한 기보 패턴을 찾아낸 것이다. 세종은 하나의 정간보 격자 구조 안에 여러 종류의 리듬을 담기 위해 다양한 기보 패턴을 창안했다.

정간보는 한 가지 격자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리듬이 숨어 있으며, 이를 위해 두 가지 대표적인 기보 패턴을 사용했다. 기보 패턴1 (2소박 기보): 한 박이 둘로 나뉘는 2소박 리듬의 악곡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3-2-3 정간(8정간 한 묶음)을 5정간 + 3정간으로 나누고, 이 5정간과 3정간을 같은 시간 길이로 간주한다.
주로 당악 계통의 곡에 적용되었다. 기보 패턴2 (3소박 기보): 한 박이 셋으로 나뉘는 3소박 리듬의 악곡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5정간 묶음이나 3정간 묶음 모두 한 박자로 취급하며, 그 한 박자 안에 소박 셋이 들어가는 것으로 해석한다. 주로 향악 계통의 곡에 적용되었다.
세종은 성리학적 이념에 따른 문화국가 건설을 지향했다. 1445년 용비어천가 완성 후 곧바로 작곡을 시작하여, 1447년 정간보를 고안하고 악보로 간행했다. 세종에게 음악은 정치와 교육의 수단으로, 왕도 정치의 이상을 구현하는 방법이었다.
문 박사는 발굴된 음악의 내용을 논문과 단행본으로 발표하는 동시에 공연을 통해 실연했다. 또한 복원 공연 내용과 음악 설명을 유튜브에 게시하여 조선 궁중음악 문화의 계승과 파급에 이바지했다. 이 연구를 통해 세종대왕이 남긴 음악을 현재에 온전히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복원된 음악들은 현전하는 조선 후기 음악들과 연결되어 조선 전기 궁중음악사의 공백을 보완했다.
문숙희 저자는 "정간보에 기록된 세종의 음악은 오늘날 연주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다. 세종대왕이 창안한 정간보는 서양 오선보에 견줄 만큼 정밀하지만, 60여 년간 학계 연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실제 연주로 복원되지 못하였다.
이 책에 의하면, 세종은 "무력이 아니라 예악으로 나라의 기틀을 세우겠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성리학적 문화국가를 꿈꾸었다. 1445년 용비어천가 완성 후 곧바로 작곡을 시작해, 1447년 정간보까지 고안하여 악보로 간행했다. 건강 악화와 가족의 죽음이라는 시련 속에서도 혼신의 힘으로 문화 사업을 완수한 것이다. 세종에게 음악은 정치와 교육의 수단으로, 노래와 춤을 통해 임금의 덕을 백성에게 각인시키고 군신 간 화합을 이루려는 왕도 정치의 이상을 담았다.
이 연구로 세종대왕이 남긴 음악을 21세기에 온전히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복원된 음악들은 현전하는 조선 후기 음악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그동안 공백이었던 조선 전기 궁중음악사의 퍼즐을 완성했다. 600년 전 세종이 꿈꾸었던 예악의 나라를, 오늘날 그 선율을 따라 부르며 다시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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