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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적거린다고 고기 마셔 않았어도. 커피도 아이라인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6월1일 워싱턴 디시에 있는 세인트존스교회 앞에서 성경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평소 책을 즐겨 읽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책과 함께 찍힌 사진은 많지 않다. 트럼프는 2016년 1월 18일 버지니아 주 유세 당시, 트럼프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흔들어 보이는 지지자에게 “그 책은 내가 세상에서 두번째로 좋아하는 책이다. 첫번째는 성경”이라고 화답한 바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최대 규모의 도서관이자 국회와 대법원에 연구·자료를 제공하는 미 ‘의회도서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싸움터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칼라 헤이든 의회도서관장과 시라 펄머터 저작권청장을 전격 경질하고 측근을 그 자리에 꽂아넣으면서, 의회도 농협대학취업 서관에선 직원들이 ‘낙하산 인사’들의 출근길을 막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는 입법부의 정보를 장악하려는 데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10년 임기 종신직인 의회도서관장을 해임한 지 나흘 만에 자신의 전 변호인 출신인 토드 블랜치 법무차관을 임시 관장으로 지명했다. 블랜치 차관은 트럼프 대학생연체자대출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 대선 패배 불복 사건 등 형사 사건의 변호를 맡았고, 트럼프가 재선되자 법무부 차관직에 올랐다. ‘법무차관 겸 의회도서관장 직무대행’이 된 블랜치 차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의회도서관 부관장과 산하기관인 저작권청 청장을 해고한 뒤 현직 법무부 직원들로 갈아치우는 것이었다. 법무부 부차관보는 저작권청장, 법무부 비서실 차장은 도 아파트 매매 서류 서관 부관장에 임명됐다. 블랜치가 임명한 부관장과 저작권청장은 12일 오전 곧바로 의회도서관으로 출근했다. 도서관 직원들은 사무실 문을 닫아걸었고, 결국 법무부 사람들이 물러갈 때까지 ‘불편한 대치’가 이어졌다.
의회도서관은 입법부 기관이지만, 도서관장은 대통령이 지명한 뒤 의회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임명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의 수수료 면제 회의 동의도 없이 도서관장을 내리꽂았다.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까지 “의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한 권력 장악 시도”라며 반발하고 나서는 이유다. 공화당 소속인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의회도서관장은 입법부와 행정부의 경계에 있는 ‘하이브리드’한 직책인데, 백악관과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우려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민주당 상원 행정위원회 휴학생추가대출 간사인 알렉스 파디야 의원은 “이곳은 ‘대통령 도서관’이 아니라 ‘의회도서관’”이라며 “트럼프의 이번 조치는 명백한 월권 행위”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왜 의회도서관을 노릴까? 백악관은 공식적인 도서관장 해임 사유로 “칼라 헤이든 관장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내세운 부적절한 도서를 어린이 대상 자료로 비치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런데 의회도서관은 일반인에게 도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진 않는다. “도서관의 명사 초청 행사 명단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 온 작가나 역사학자들이 있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격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념’ 문제는 겉으로 내세운 명분일 뿐, 사실은 트럼프 행정부가 입법부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의회까지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도서관 산하에 의회조사국(CRS), 의회직장권리국(OCWR) 등 민감한 의회 관련 정보기관이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의회조사국은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 및 법률 자문을 해 주는 핵심 조직인데, 야당 의원들은 “행정부 쪽 인사들이 이 정보에 접근할 경우 권력 남용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 의회도서관을 장악하게 되면, 의원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는지, 의원실 직원들과 어떤 분쟁이 벌어졌는지 등 일거수일투족을 백악관이 속속들이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 매체인 롤링스톤은 “이번 장악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 특히 의회조사국은 의원들이 수십 년간 남긴 모든 질의와 그에 대한 답변을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부가 접근해서는 안 되는 기밀 중의 기밀”이라는 의회도서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의회도서관에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정부효율부(DOGE) 관련 팀을 파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는 증언이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정보효율부는 데이터 자동화를 빌미로 민감한 개인정보로 가득한 정부 기록을 들여다볼 뿐 아니라, 수정까지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낳은 바 있다.
한편, 의회도서관장이 임명하는 저작권청장부터 갈아치운 것도 빅테크 기업의 뒷배를 봐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미 저작권청은 문학, 음악, 미술,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저작물의 저작권을 담당하고 분쟁을 심사하는 부서로, 조직도상 독립적인 연방 행정기관이 아니라 의회도서관의 산하기관으로 움직인다. 최근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가 첨예한 분쟁 대상이 되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 기관이다.
이번에 해고된 저작권청장 시라 펄머터는 해고되기 직전, 에이아이 회사들이 공공 누리집에서 수집한 콘텐츠를 무단으로 학습에 활용하는 행위가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보고서가 빅테크 기업의 행태에 제동을 걸고 창작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펄머터는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도서관장 자리에 측근을 임명함으로써 저작권청장직에서 쫓겨나게 됐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