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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은 제9대 성종(1457~1494)과 계비 정현왕후(1462~1530) 윤씨의 능으로 동원이강릉이다. 각기 다른 능침을 갖고 있지만 홍살문, 정자각은 하나다. 앞에서 보면 좌측이 성종의 능, 우측이 정현왕후의 능이다.
 




성종릉 능침



성종처럼 운이 좋은 왕은 별로 없다. 왕에 오를 수 있는 위치가 아니지만 조선의 왕까지 될 수 있었다. 예종의 아들 제안대군, 동복형인 월산대군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이 3위였다. 전속중개 성종은 세조의 손자로, 의경세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아버지 의경세자가 19세로 요절한다. 세조 승하 후 의경세자의 동생인 예종이 즉위하고, 성종은 자을산군으로 봉해졌다. 그런데 예종도 즉위한 지 14개월 만에 승하한다. 예종의 원자인 제안대군은 9세이고, 성종의 동복형인 월산대군은 병석이라 자을산군은 13세 어린 나이에 왕위에 비거치식 오를 수가 있었다. 학문을 좋아하고 풍류도 즐겼지만, 성종 개인사는 매우 굴곡져 있다. 성종은 왕비인 한명회의 딸 공혜왕후가 후사 없이 사망하자 파주 순릉에 안장하고 원자인 연산군을 생산한 숙의 윤씨를 계비로 삼았다. 윤씨는 질투가 심해 왕비의 체통에 어긋난 행동을 많이 했다는 이유로 성종 10년(1479년) 폐출되었다가 사약을 받는다. 연산군의 생모 윤씨 주식합자회사 의 폐출과 사사(賜死)는 후에 시한폭탄이 되어 조선 조정을 피바다로 물들인다.
 




정자각



성종은 25년을 재위하고 1494년 38세의 나이로 승하한다. 연 여성소자본창업 산군은 이극균, 한치형 등을 국장도감 제조로, 정문형과 유순 등을 산릉도감 제조로 삼고, 민폐 방지와 빨리 썩어야 풍수적으로 좋다며 후대에는 석실과 병풍석을 만들지 말라는 세조의 유언을 받들어 병풍석은 조성하고 석실은 만들지 않기로 한 것이다. 성종이 승하하자 연산군은 산릉 자리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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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과 정릉 홍살문. 궁능유적본부


윤필상, 노사신, 이극돈, 김응기, 최호원 등이 여러 산릉(山陵) 자리를 보고 와서 광평대군(廣平大君) 묘가 첫째요, 그다음이 정이(鄭易) 묘요, 또 그다음이 고양군(高陽郡) 관사(官舍) 자리라고 한다. (연산군일기 2권, 연산 1년, 1월 10일) 광평대군은 세종과 소헌왕후의 5남이며, 전주 이씨 광평대군파 시조로 20세의 어린 나이에 홍역의 일종인 창진으로 사망하였다. 이에 연산군은 정이 묘와 고양 관사 자리는 왜 광평대군 묘보다 좋지 않은지 묻는다. 이에 윤필상 등은 정이의 묘가 임금의 능으로 합당합니다. 그러나 광평의 묘에 비하면 훨씬 못하다고 하였다. 더하여 최호원은 "지리서(地理書)에 '물을 얻는 것[得水]이 상(上)이 되고, 바람을 감춘[藏風] 것이 다음이다.' 하였는데, 정이의 묘는 청룡이 짧고 백호가 낮고 멀어서 바람이 모이는 곳이니 첫째로 불가하오며, 또 '수구(水口)와 산두(山頭)가 낱낱이 돌아야 한다.' 하였는데, 이 땅은 산세가 바로 내려오고 산이 하나도 돌아앉은 것이 없으니, 둘째로 불가하므로, 신의 생각으로는 제왕의 능에 합당하지 않다고 여깁니다."라고 하였다. 또 윤필상 등은 고양 관사에 대해서는 땅은 길(吉)만 있고 흉(凶)은 없는 것이 광평대군의 묘와 다름이 없으나, 고양에는 다만 초목이 없다며 광평대군의 묘가 가장 합당하다고 한다. 이에 연산군은 광평대군은 자손이 번성하지 못하고, 그나마 있는 자식도 병약하고, 만약 광평대군의 묘를 쓴다면 대군 묘를 파내야 한다며 결정을 망설인다. 대왕대비인 소혜왕후도 광평대군 자손이 혹은 병들고 혹은 요사(夭死)하였으며, 또 종재(宗宰)의 무덤이 많이 있으니, 그것을 파묘한다면 예장(禮葬)을 해 주어야 할 것이므로 그 폐단이 적지 않다며, 다시 다른 곳으로 정하라고 한다. 이에 윤필상 등은 이보다 좋은 땅이 없고 광평대군의 아들 영순군이 태어나 5개월 만에 죽었지만, 사후에 후손들이 많이 번창하였다. 그리고 복력(福力)이 미약한데 왕후(王侯)의 땅을 도모하는 것은 흉한 것이 되는데, 터는 좋은데 광평대군이 약해 땅이 광평대군과 맞지 않았다고도 한다. 또 이장으로 인한 민폐는 많은 왕릉이 옛 묘를 파내고 조성한 전례가 있고, 왕의 능을 조성하기 위해 옛 무덤을 파내는 것은 폐단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광평대군의 묘는 좌향[乾亥坐]과 물이 빠져나가는 파구[물이 빠져나가는 방향]가 맞지 않아 흉하지만, 좌향을 임좌(任坐)로 하면 길하기가 이보다 더할 수 없다고 한다. 이에 대왕대비와 연산군은 대군의 무덤을 옮기되 마땅히 예장(禮葬)을 하고, 국가에서 목면(木綿) 1천 필, 정포(正布) 7백 50필, 쌀 2백 석, 황두(黃豆) 1백 석을 주고 전교하여 그곳으로 정한다. 광평대군 묘는 왕명으로 선릉 자리를 내어주고 현재의 수서동으로 이장한다. 조선왕릉 40기 중 도굴과 훼손이 된 능은 성종의 선릉과 중종의 정릉 2기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선릉과 같은 능역에 있는 중종의 정릉을 파헤치고 재궁을 불태운 것이다. 또한 인조 3년(1625)에는 선릉 정자각에 불이 나 수리했고, 다음 해에도 두 번이나 능 위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자신의 묫자리를 왕에게 빼앗긴 이는 15편까지 서술한 이야기 중에는 세종의 영릉 자리를 빼앗긴 이계전과 이인손, 세조의 광릉 자리를 빼앗긴 정흠지, 성종의 선릉 자리를 빼앗긴 광평대군 등이다. 그런데 세종의 영릉 외는 빼앗은 자리가 좋긴 하지만 왕릉으로 쓸 정도의 명당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