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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운운하더라는 퇴근해서 눈에나 옆에는 시간이 뭐야?일러스트=유현호


“대법원 판결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2023년 2월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고민정 의원님이 한동훈 당시 법무장관에게 한 질문입니다. 너무 당연한 질문을 해서 그랬는지 다들 당황하더군요. SBS 뉴스에선 그때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국회 장내에서 실소가 터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당황한 것은 한동훈 장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무슨 말씀이시죠? ‘대법원 판결이 중요한 건가요’라고 질문하신 게 맞습니까?” 고 의원이 맞다고 하자 한 장관은 이렇게 답합니다. “대법원 판결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존중해야 되는 것은 맞습니다.” 다들 고 의원이 왜 저러는지 궁금해할 무렵, 고 의원의 다음 말은 귀 무직자신용불량자대출 를 의심케 했습니다. “들어가십시오.” 이 영상은 그날 종일 유튜브를 달궜습니다. 악의적인 이들은 고 의원님이 대법원 판결이 중요한 줄 몰라서 법무장관에게 질문한 거라고 중상모략하기도 했지요. 궁금증은 다음 날 풀렸습니다.
고 의원이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자신의 도발이 계획적이었음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외교부 장관에게 강제 급여계산기 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중요성을 물어보기 위해 대법원과 관련된 법무부 장관에게 그 답을 이끌어낸 겁니다”라며 “한마디로 ‘빌드업’을 해가는 과정인데 앞의 것만 똑 떼서 보여주는 것은 전형적인 왜곡이고 악의적 편집”이라고도 하셨지요. 실제로 고 의원은 한동훈 장관이 들어간 뒤 박진 외교부 장관을 불러 윤석열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를 위해 내놓는 해법이 대 cofix 기준금리 법원 판결과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했거든요. 하지만 이 점을 주목한 언론은 별로 없었으니, 고 의원이 억울해할 만도 합니다.



고민정 “대법 판결이 그리 중요한가요?”...한동훈 “뭔 말씀인지”


물론 고 의원에게도 아쉬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운 점은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다른 국무위원도 따라야 하니, 굳이 법무장관을 불러 이 점을 확인받을 필요는 없었다는 거죠. 게다가 그 자리에서 납득시키는 대신, 다음 날 방송에 나와 ‘이게 사실 빌드업이었거든?’이라고 해명해야 한다면, 그 빌드업은 실패한 것이니까요. 아쉬운 점은 또 있습니다. 그 프로에서 고 의원이 해명을 마치자마자, 사회자인 주영진이 주말즉시대출 대법원 판결에 관한 좌파의 모순된 행태를 지적했어요. “민주당에서 김경수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고, 정경심 교수가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왔고, 조국 전 장관은 1심이긴 합니다만 유죄가 나왔는데 지지자들이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 고민정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시냐?”
여기에 관해 고 의원은 “나한테 이득이 되든 안 되든 모두가 약속된 것에 대해서는 아프더라도 안고 가야 하는 게 우리 사회의 약속 아니겠습니까?”라는 모호한 답변을 한 뒤 박진 장관의 발언을 비판해 버리더군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지 않는 국무위원을 질타한 고 의원이라면 최소한 “민주당의 대응도 잘못된 것”이라고답변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전 고 의원의 존재가 참 고마웠습니다. 범죄 혐의를 받는 당대표를 지키느라 법원 판결을 완전 무시하는 일이 일상이 된 민주당에서 고 의원 같은 분이 있다는 건, 사하라 사막에서 장미가 한 송이 피어난 느낌이었으니까요.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2025년 5월 1일, 대법원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허위 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선고합니다.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은 선거인들이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 자료를 가지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김문기 건이나 백현동 건 모두 ‘피고인의 공직 적격성에 관한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중요한 사항에 관한 허위 사실의 발언이라고 판단된다’는 것이지요. 모든 국민이 존중해야 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민주당 반응은 기막혔습니다. “대통령은 대법원이 뽑지 않는다. 국민이 뽑는다”(최민희 의원) “5·1 사법 쿠데타가 발생했다. 위대한 국민과 함께 반드시 분쇄하겠다”(한민수 의원)…. 심지어 김병기 의원은 “이것들 봐라? 한 달만 기다려라” 하며 대법원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당사자인 이재명도 “국민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며 출마를 강행할 뜻을 비쳤지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법원 사법쿠테타 규탄 긴급 시국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뿐이 아닙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단체로 대법원에 몰려가 특기인 탄핵 협박을 해댔잖아요? 광기에 가까운 공격을 보면서 저는 고민정 의원을 떠올렸습니다. 누구보다도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는 고 의원이라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이래선 안 된다’고 일갈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고 의원님이 대법원 판결 직후 무슨 말을 했는지 찾아본 것은 그런 이유였지만, 놀랍게도 의원님의 SNS 게시 글은 제 기대와 달랐습니다. “이재명 후보를 믿고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흔들리지 맙시다. 의심하지 맙시다.”(5월 1일 4시 20분)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입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5월 1일 7시 33분)
더 실망스러운 점은 이틀 뒤엔 대법원 판결의 신빙성을 부정하는 글까지 올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선거 개입을 위해 졸속 재판을 한 것입니까? 윤석열 임명 대법관들이 6만쪽의 소송 기록을 전자 문서로 5~6일 만에 다 읽었다고 합니다. 하루에 1만페이지씩 읽었다는 말입니까? 도저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이나 박주민 의원이 이런 말을 하는 건 그러려니 합니다만, 대법원이 사실관계를 살피는 곳이 아니라, 법리를 제대로 적용했는지 심리하는 기관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고 의원님이 저런 저급한 주장에 발을 담그는 모습은 너무도 실망스럽습니다.
너무 고 의원님한테만 매달리면 부담스러울 테니, 박범계 의원님께도 질문을 드립니다. 박 의원님은 법무장관이던 2021년 3월 15일, 징역형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가 재소자의 위증으로 억울하게 형을 살았다는 의심 아래 6000여 쪽에 달하는 수사 기록을 직접 읽겠다고 공언하셨고, 이틀 뒤 출근길에서 “어제 다 봤다. 자세히 살펴봤고 심사숙고했다”고 말한 바 있지요. 문 정권에 맞선 검찰총장을 견제하느라 바빴던 박 장관이 겨우 이틀 만에 6000쪽을 읽었다면, 판결에만 전념했을 대법원 판사들이 6만쪽을 읽는 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요? 또한 의원님은 2017년 2월에 이런 말도 하셨죠. “수만 페이지를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일주일에 다 보세요?) 판사할 때 수만 페이지가 아니라 수십만 페이지짜리 기록도 봤습니다.” 박 의원님, 대법원이 무당하게 공격받을 때, 이를 막아내고 사법 질서를 바로세우는 것도 법무장관까지 지낸 법조인 국회의원의 의무입니다. 침묵하지 말고 동료 의원과 그 지지자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깟 6만쪽, 금방 읽어.’